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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전시

그룹P 정기展: 풍경으로 나를 만나다

2020-12-15 ~ 2021-01-06
김세중미술관 제1전시실

회화 작가 김리윤, 양지희, 조혜정, 주 랑의 4인전이자,
'그룹 P'의 두 번째 정기전이 제1전시실에서 펼쳐진다.

<그룹 ‘P’>의 명칭은 이미지의 여러 출현 형태,
예컨대 picture(그림), painting(회화), phi(황금비 ϕ), people(사람), picturesque(그림 같은),
paysage(풍경; 프랑스어)의 앞 철자를 따온 데서 유래했다.
명칭에서 알아차릴 수 있듯이,
<그룹 ‘P’>는 “자연-삶-인간”의 긴밀한 상호관계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풍경을 그리는 작가들의 모임이다.

이번 전시는 “어떤 상황이나 분위기 가운데에 있는 어느 곳의 모습”이라는 일반적 뜻의 풍경(風景)에서
‘볕 경’을 ‘거울 경’으로 바꿔 “풍 · 경(風 鏡)”이라는 독특한 제목을 내세웠다.
말하자면 “풍 · 경(風 鏡)”은 자신을 반영하는 일종의 “내면(內面) 이미지”인 것이다.

4人의 작가들은 풍경이라는 세계의 표현과 ‘나’를 동일화하는데,
이때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나무, 달빛이나 호수 등의 이미지는
‘나’라는 추상적 본질을 세계에 건립하기 위한 심리적 매개체로 작동한다.
결국 <그룹 ‘P’>가 펼치는 풍경은 ‘나’의 감각적 투사가 일어나는 장소이자, 특별한 “자기반영의 공간”이다.

또한, 평소에 작품의 주제로 주목해 왔던 ‘관계’(relation)를 주요 키워드로 내세운다.
이들이 말하는 ‘관계’는 인간이 시간과 공간, 일상과 여행 등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건의 구성체이다.
삶의 경험으로부터 회상과 인식으로 이어지는 감성적 매개로서의 ‘관계’는
그래서 존재의 복잡성을 키워내는 양분과도 같은 것이다.

‘관계’의 유형은 작품 교류의 장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참여작가들은 동료의 대표작 1점을 릴레이 형식으로 선택하여 자신의 작업과 연결하고,
이를 각자의 스타일대로 해석하여 신작을 완성했다.
상호영향 안에서 새로운 창작 동기와 미적 가치를 발견하는 이들의 예술적 연대는
<풍 · 경 風 鏡> 展을 하나의 거대한 감성적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가속한 비접촉 시대의 냉정한 현실 안에서,
<그룹 ‘P’>의 이와 같은 행보는 우리에게 따뜻한 울림을 전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