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 메뉴

지난전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2022-11-01 ~ 2022-11-26
1. 전시개요
□ 전 시 명 :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The One no One Notices)》
□ 참여작가 : 고산금, 김남훈, 김정모, 노세환, 박도윤, 장준석
□ 기 간 : 2022년 11월 1일(화) ~ 11월 26일(토)
□ 장 소 : 김세중미술관 1, 2전시실 (서울특별시 용산구 효창원로70길35)
□ 관람시간 : 화~일요일, 11:00~17:00 (매주 월, 법정공휴일 휴무)
□ 관 람 료 : 무료
□ 미술관 홈페이지 : www.kimsechoong.com
□ 문 의 : 김세중미술관 학예팀 (02-717-5129 joyofarts@kimsechoong.com )
□ 전시연계프로그램 :

① 노세환 작가와 함께하는 조각의 기쁨 체험프로그램 <오렌지 사이(In between the oranges)>
2022년 10월25일 13:00-15:00, 김세중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비장애인 위주로 구성된 언어적 의사소통의 한계를 느끼며 장애인분들과 소통하기 위한 비언어적 소통의 방법 을 찾아가는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프로그램은 노세환 작가가 참여 인원에게 오렌지색을 만드는 방법과 이유, 결과물을 제시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참여자가 노란색, 빨간색 물감을 조 색하여 20호 캔버스에 채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완성된 작품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전시에 함께 전시됩니다.

② 김정모 작가와 함께하는 조각의 기쁨 체험프로그램 <나의 근미래를 위한 예언서>
10월 29일(토) 오후 1시 ~ 3시 30분 김세중미술관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김정모 작가와 함께 하는 <나의 근미래를 위한 예언서>가 진행됩니다. 김정< 모 작가님의 디지털 알고리즘 작품과 작품세계 대한 설명을 듣고 스마트폰의 자동완성 알고리즘을 통한 자작시를 지어보는 체험프로그램입니다.

※ 코로나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오프닝 리셉션은 진행하지 않습니다.
※ 작가 인터뷰 및 전시 취재를 원하는 기자님께서는 학예팀으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전시내용

김세중미술관에서는 2022년 11월 1일부터 26일까지 언어가 가진 상징적 기호를 자신만의 텍스트로 재구성한 작가들의 그룹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를 개최한다. 오늘날에는 말과 글이 인간 상호 간에 의사 전달 수단으로 보편화되어 있지만, 인류의 기원을 약 300만~350만 년 전이라고 보았을 때, 최초로 기록 문자가 발견된 것은 불과 5~6천 년 전이다. 비교적 짧은 역사지만 ‘언어적 인간(Homo loquens)’은 인간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언어는 의사 전달 수단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감정, 보이지 않는 현상까지 사유할 수 있는 창조력의 가장 중요한 근원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에 생성된 언어의 표현과 의미 전달 방식을 자신만의 새로운 문자 텍스트로 재구성하여 다양한 소통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작가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텍스트는 기하학적 형상에 가려져 있거나, 주변의 이미지들과 엉켜 있거나, 고정된 배열에서 어긋나 있거나, 의외의 텍스트로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조합은 이미 고정된 텍스트의 의미를 의심하도록 구현되어 있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며 오히려 효과적인 소통의 전달체로 쓰이기도 한다. 언어의 역사를 살펴보면,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다양한 문자 체계로 구축되어 왔고 지금도 새로운 언어는 생성되고 있고 계속 진화하고 있다.

고산금 작가는 그동안 인상 깊었던 문학이나 노래 가사 그리고 뉴스 기사나 법전 등을 표현하는 문구를 작품의 소재로 삼아 원문(原文)의 기표를 지운 후, 무언(無言)의 텍스트로 대체시키며 해석의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은 시어 대신 전통 수예 방식으로 엮은 뜨개 꽃을 한 음절씩 위치시키며 시상의 느낌을 시각적이고 촉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사랑한 후에>, <사람은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했다> 이 세 점은 모두 사랑에 대한 노래로 그 가사들을 진주 구슬로 대체시켜 미학적 감성을 무한히 확장시키고 있다. 우리는 뜨개 꽃과 진주 구슬이 품고 있는 은유를 정확하게 읽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라진 텍스트를 마주한 관람객은 각자의 경험과 기억, 그리고 개연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자신만의 언어를 대입하여 작품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장준석 작가는 작품 <투명한 숲>에서 직접 제작한 1cm의 작은 투명 글자 조각 ‘숲’을 리드미컬하고 규칙적으로 배열해 글자 조각만으로 ‘무성한 숲’의 풍경을 구현하고 있다. 주요 상징체계인 텍스트를 하나의 조형 단위로 삼아 숲이라는 단어가 가진 집합체로서의 기의를 드러낸 것이다. 숲에 관한 퍼포먼스 영상 작업은 목탄을 칼로 긁는 소리인 <ㅅㅜㅍ>으로 인해 숲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작가는 쌓인 목탄 가루에 날숨으로 ‘ㅅㅜㅍ’을 불어넣어 목탄 가루가 지나간 흔적을 작가 고유의 ‘숲’ 텍스트로 기록하고 이를 고정시켜 또 하나의 ‘숲‘ 작품을 완성한다. 또한 상징체계에 대한 작품으로 한 음절의 ’꽃‘ 텍스트를 형상화한 조각이다. 꽃은 시인들이 가장 많이 은유하는 대상 중 하나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호이다. 장준석의 꽃은 전시장에 고꾸라진 채 덩그러니 놓여 있다. 활짝 핀 꽃의 절정은 그다음 단계에서 무너져 내림을 암시하고 있듯이. 꽃에는 생명과 죽음, 화려함과 초라함, 기쁨과 슬픔, 긍정과 부정 등 다양하고 다소 모순적인 의미들이 담겨 있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박도윤 작가는 작업 초기 신체와 시·공간에 주목한 작업을 하다가 독일 유학 시절 다른 언어가 만들어내는 다른 사고 체계를 접하면서 언어의 가변적 속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주로 문자 텍스트와 책을 소재로 삼아 기존의 고정된 기호체계를 해체하고 재배열하는 작업으로 풀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은 석고 가루 위 자국 형태의 글자들은 지역 상점들의 양각 간판을 캐스팅하여 만든 틀로 찍어낸 설치작품이다. 다른 시기에 만들어져 다른 장소에 설치되었던 각 간판의 여러 글자들이 지금 여기에 모여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내지만 그것의 형태는 ’가루 위 흔적‘이라는 일시적 상태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도 석고 가루를 바닥에 얇게 쌓아 만든 설치작품이다. 아주 가까이 들여다보면 미세한 텍스트들이 음각으로 찍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음각의 흔적은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기호: 개념과 역사((Il) Segno)’(1973) 의 독일어판 원본 페이지다. 15세기 중세시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의 발명 이후 텍스트는 고정되고 종결된 형태로 빠르게 전파되어 보편적인 인지 체계를 확장했다. 하지만 작가는 그러한 내용의 보존과 명확한 전달을 위해 인쇄방식을 차용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변 설치를 통해 언어의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상태의 해체 가능성을 언지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보편적 인지 체계로 존재하는 세계는 각기 다른 언어에 의해 언제든지 해체되고 재구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전시실에서는 김남훈 작가의 <모스-별>(MORSE CODE_STARS)(2022)이 깜빡거리며 관람자의 시선을 끈다. 누군가에게는 빛이 되었을 존재들, 하지만 더 이상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하는 전등이 스스로 빛을 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마치 어둠 속 망망대해에서 구조 신호를 보내며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이 작품은 존 그린(John Green)의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The Fault In Our Stars)를 각색한 영화 ‘안녕, 헤이즐’의 한 장면을 작가의 방식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인 어거스터스와 헤이즐의 대화 중 일부를 26개의 전등을 통해 빛으로 발산시킨다. 26개의 빛은 뉴타운 개발지로 묶여 철거 미정 지역의 어느 폐가와 현재 재개발 사업이 장기 표류 중인 어느 빈집에서 수거해온 전등이다. 생명을 다해가는 전구의 불빛은 이들의 대화를 지켜주는 한 줄기 빛으로 구현된다. “두려운 게 뭔지 같이 공유해 보는 건 어때요? ”, “두려운 거요?”, “잊혀지는 거요” …. 그들의 대화는 아두이노 시스템으로 이뤄진 모스 컨트롤 장치(2022 개선)에 의해 빛 신호로 바뀌어 깜빡이고 있다.

김정모 작가의 <근미래를 위한 예언서>(Predictive texts for the near future)는 아이폰의 '텍스트 자동완성 기능(Predictive Text Function)'으로 만들어진 인쇄된 책과 27가지 텍스트들의 홀로그램으로 구성된 설치작품이다. 이 텍스트들은 아이폰의 3가지 자동완성 기능의 간단한 알고리즘을 통해 내용과 상관없이 생성되었다. 한 단어마다 누르는 순서대로 텍스트들이 작성되었고, 동일한 단어나 문구가 반복되는 지점에서 자동화 기능을 종료시킨다.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과 여타 IT 기기들은 이미 우리의 생활에 필수적인 아이템이다, 어쩌면 우리의 편리한 생활을 위한 모든 시스템이 스마트폰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IT 기술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이러한 기술이 만들어낼 미래의 모습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한다. 조악한 알고리즘에 의해 그 의미를 상실한 A.I. 텍스트들은 어쩌면 근미래의 모습을 예언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에게 나만의 A.I 텍스트를 만들어 전시에 참여할 수 있는 <나의 근미래를 위한 예언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동일한 텍스트 자동완성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각기 다른 텍스트를 산출해내는 예언시를 통해 우리의 개별적 관심을 완벽하게 숨길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노세환 작가의 작품에서는 텍스트가 등장하지 않는다. 작가는 다채로운 색과 다양한 크기로 구성된 대형 모빌작품 <저울은 금과 납을 구분하지 않는다>를 미술관 천장에 설치했다. 기존의 언어가 만들어내는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위계 구조를 가볍지만 수평적인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상호 간의 협력 관계로 재구성하고 있다. 작은 움직임에도 크게 반응하는 모빌을 보며 ‘균형’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조정’을 떠올리고 뒤이어 상호 ‘존중‘와 ’통합‘의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연결고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각양각색의 다양성을 인정하기 위한 과정의 수순과도 일치하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각 그룹의 이해관계에 상충하는 지점에서는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키기 쉬운 단어들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서는 의사소통 체계의 기준이 어느 집단에 맞춰있는지에 따라 공식적인 언어로 승인하게 된다. 이에 어긋나는 비공식 언어 체계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되어 ’교육‘이라는 사회화 과정을 통해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게 함으로 기존 사회에 흡수시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역 발달장애인과 함께 전시연계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작품이 포함된다. 발달장애인들의 프로그램을 통해 감정과 느낌의 교류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며, 각자 이해의 범주를 확장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들이 생성한 새로운 텍스트들을 통해 그들이 깨뜨리려고 하는 고정된 은유는 무엇인지, 그들이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제시한 새로운 은유는 무엇인지, 관람객들 또한 자신만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은유 방식을 통해 본래의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세중미술관

3. 작가소개

고산금(KOH, San Keum, b.1966)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NY. MFA)에서 순수미술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윌리엄스버그 아트 히스토리컬 센터(Williamsburg Art Historical Center, NY), 선 컨템포러리, 갤러리 바톤 등에서 총15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2012년 한국의 단색화(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 경기도 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등 국내 주요 미술관과 해외 유수의 미술관의 전시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남훈(KIM, Nam Hoon, b.1970) 작가는 독일 뮌스터 국립예술대학에서 자유미술 전공으로 디플롬 학위를 받은 뒤 마이크(Maik)와 딕 뢰버트(Dick Löbert) 교수의 지도하에 마이스터 슐러 과정을 마쳤다. 2002년 광주비엔날레(프로젝트3), 2003년 청계천프로젝트-물위를 걷는 사람들(서울시립미술관), 2004년 탈선(대안공간 풀), 2005년 무브먼트(아르코미술관), 2017년 그림 없는 미술관(청주시립미술관), 2018년 공공하는 예술-환상벨트 프로젝트 등 40여 회의 국내외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개인전은 총 6회 개최했다.

김정모(KIM, Jung Mo, b.1980) 작가는 서울대학교 조소과에서 학사 및 석사를 마치고 영국 글라스고 스쿨 오브 아트에서 순수미술 전공으로(Glasgow School of Art, MFA)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22년 아트스페트럼(리움미술관), 2021년 운명상담소(일민미술관), 2017년 한강건축상상(문화비축기지), 2017년 시간여행자의 시계(문화역 서울284) 등 국내 기획전시와 영국과 독일에서의 전시 등 다수의 그룹 전시와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총 4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등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노세환(Sean ROH, b. 1978) 작가는 경희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슬래이드 컬리지 오브 아트(Slade College of Art, University College London, Fine Art Media)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 <저울은 금과 납을 구분하지 않는다> 등 국내외에서 총28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사비나미술관 <나나랜드>, 토탈미술관 등 국내외 그룹 전시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회화, 사진과 설치, 미디어아트와 워크샵 기반의 시각미술 등의 영역까지 활동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박도윤(PARK, Do Youn, b.1978) 작가는 서울대학교 조소과에서 학사 및 석사를 마치고 독일 무테지우스 예술대학(Muthesius Kunsthochschule)에서 미디어아트 석사를 취득했다. 이어 서울대학교에서 미술학 박사를 수료했다. 2018년 독일 플래미셰 슈트라세, 킬(Flaemische Straße, Kiel)에서 열린 개인전을 시작으로 2022년 안에 물이 들어 있어요(ADM 갤러리)까지 총4회의 개인전과 2015년 Startpoint Prize Exhibition-Prize for European Art Graduates(National Gallery Pargue, CZ)을 비롯하여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열린 기획전에 참여하였고 국내 그룹전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장준석(JANG, Jun Seok, b.1970) 작가는 계명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갤러리 분도와 더 트리니티 갤러리 등 총12회 개인전을 열었다. 2004년 부산비엔날레를 비롯하여 광주비엔날레, 포항시립미술관, 사비나미술관,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2007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기 입주작가로 활동했고, 2010년 퍼블릭아트 작가로 선정되었다. 2011년 구글아트프로젝트-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구글, 사립미술관협회)에 참여했다.